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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삶

MAY 2023





무심코 지나쳤던 오래된 가게들을 본 적이 있는가


무작위로 시끄러운 음악이 새어나오는 북적한 번화가를 피해 좁디좁은 골목길을 지나다 보면 오래된 자그마한 가게들이 있다. 로드 맵 어플을 켜고 힘들게 찾아가야 하는 곳들과는 다르게, 몇십 년 동안이나 이곳들은 굳건하게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바쁜 일상속에서 우리는 예상치 못한 순간에 이곳들을 찾게 된다.


간혹 비슷한 처지의 손님을 마주하는 상황이 생긴다. 대게 통화 중이거나 이어폰을 낀, 건성인 손짓과 끄덕임. 뭐가 그리 급한지 구겨진 지폐를 내밀고 사라지곤 한다.


이유 모를 민망함, 몰래 시선을 가게 주인 쪽으로 옮긴다. 일찌감치 이룬 성공과 어린 사장들의 풋내 나는 모습과는 달리 표정도, 말수도 없이 지루하게 늙어버린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한때는 꿈을 가지고 파란만장한 청춘을 보냈겠지만 쏜살같이 빠른 세월은 아저씨, 아줌마의 호칭을 넘어 이들을 최후의 연장자 호칭마저 이곳에서 듣게끔 한다.


케케묵은 세월의 때가 낀 이곳에 잠깐이나마 색채를 부여해 보았다.

이제는 누구의 관심도 안부도 단절되어 들르는 이 없는,


가장 보통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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